하반기 코스닥 순환매 가능성, 실적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이유
주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좋은 종목 하나만 잘 고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기업 하나를 골라 거의 모든 투자금을 그쪽에 몰아넣었습니다. 한동안은 괜찮았는데, 어느 날 그 기업이 속한 산업 전체에 악재가 터지면서 주가가 20% 넘게 빠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계좌 전체가 그대로 녹아내리는 걸 보면서 처음으로 리스크 관리라는 개념을 실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리스크(Risk)란 단순히 손실이 날 가능성을 뜻하지 않습니다. 가치 투자의 창시자로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은 "위험이란 영구적인 자본 손실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쉽게 말해, 평가 손실처럼 회복될 수 있는 하락이 아니라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이 진짜 위험이라는 뜻입니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건 견딜 수 있어도, 기업 자체가 사라지거나 해당 산업이 무너지면 원금 자체가 증발해 버립니다.
실제로 주식 역사를 돌아보면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았던 기업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대형주로 손꼽히던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상장 폐지된 사례가 있습니다. 한 종목에 전 재산을 넣었다가 그런 일을 겪으면 재기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권투 선수가 챔피언이라도 맞지 않고 이기는 경우는 없지만, 그래도 넉다운은 되면 안 되는 것처럼, 투자도 손실을 볼 수는 있어도 쓰러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으로 와닿았습니다.
분산투자(Diversification)란 투자 대상이나 시점을 여러 곳으로 나눠 특정 자산의 급락이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 전략입니다. 단순히 "여러 군데 나눠 넣는다"는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분산에는 세 가지 층위가 있습니다.
제가 분산투자를 처음 실천해 보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한 종목이 10% 빠져도 전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훨씬 작아지니까, 공황 상태에서 손절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 교육 자료에서도 분산투자는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기본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간 분산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100만 원이 생겼다고 10일에 걸쳐 나눠 사면 분산이 됐다고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시간 분산의 핵심은 가격이 움직이는 시간의 간격을 두는 것입니다. 10일이 아니라 가격이 충분히 출렁거릴 만큼의 시간 차이를 두어야 진짜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가 생깁니다. 제 경험상, 매달 월급날 정액을 넣는 방식이 가장 실천하기 쉬우면서도 효과적이었습니다.
분산투자에 관한 학문적 근거는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가 1952년 발표한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에서 나옵니다. 이 이론은 서로 상관관계(Correlation)가 낮은 자산을 조합하면 동일한 기대 수익에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같이 오르고 같이 떨어지는 자산끼리 묶으면 분산 효과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 내용은 Investopedia의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설명에서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산투자를 옹호하면 꼭 이런 반론이 나옵니다. "워런 버핏은 왜 자기는 집중 투자를 하면서 우리한테는 S&P 500을 사라고 하느냐"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사실 핵심을 정확하게 짚고 있습니다. 버핏의 집중 투자는 수십 년에 걸친 기업 분석과 오버밸류(Overvalue), 즉 시장 가격이 내재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아진 구간을 읽어내는 안목에서 나온 확신입니다. 오버밸류가 됐을 때는 과감히 현금화하고, 시장이 폭락했을 때 준비해 둔 현금으로 저평가 종목을 쓸어 담는 일을 반복해 온 결과입니다.
반면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가 하는 몰빵은 "오를 것 같아서", "남들이 좋다고 해서"라는 근거 없는 낙관입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몰빵을 했을 때 주가가 오르면 확신이었다고 착각하고, 빠지면 운이 없었다고 합리화하게 되더라고요. 확신에 의한 집중 투자와 무지에 기반한 몰빵은 결과가 비슷해 보여도 과정이 전혀 다릅니다.
언제 팔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여기서 연결됩니다. 장기 투자를 한다면 원칙적으로는 돈이 꼭 필요할 때까지 파지 않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오버밸류 상태가 명확해졌을 때는 인위적으로 매도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 신호를 읽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 중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평소 투자에 전혀 관심 없던 직장 동료나 오래 연락이 끊겼던 지인이 갑자기 주식을 시작한다고 할 때,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인간 지표로 읽을 수 있습니다. 버핏도 "사람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린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대 수익률(Expected Return)이란 특정 자산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균적인 수익 수준을 말합니다. 만약 연 7~10% 정도의 수익에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면, 분산투자 전략이 훨씬 잘 맞습니다. 반면 연 20~30%를 목표로 한다면 더 깊은 공부와 함께 집중 투자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 준비 없이 욕심만 앞서면 투기가 됩니다. 투기란 반복할수록 가난해지는 방식이고, 투자란 반복할수록 부유해지는 방식입니다. 카지노에서 직접 슬롯을 당기는 사람과 카지노 회사의 주식을 사는 사람의 차이가 바로 그것입니다.
분산투자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오래 살아남기 위한 방법입니다. 제 경험상 가장 위험한 순간은 큰 손실이 났을 때가 아니라, 한 번의 성공에 취해서 분산을 포기하는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계좌를 열어봤을 때 한 종목, 또는 같은 산업의 종목들만 들어 있다면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조정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7F-YQN9M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