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닥 순환매 가능성, 실적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이유
희토류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민간 기업 자율에 맡기던 방식을 버리고 국가가 법으로 직접 통제하겠다고 선언했을 때입니다.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전략 무기화 선언이었고, 그 순간 이건 그냥 원자재 시장 얘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능력의 약 85%를 중국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희토류 정제(Rare Earth Processing)란 광석에서 희토류 원소를 분리해 산화물이나 금속 형태로 만드는 공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황산 처리가 필요하고 환경 오염 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은 기술이 있어도 수십 년간 의도적으로 국내 생산을 줄여왔습니다. 그 빈자리를 중국이 채운 겁니다.
미중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중국에 AI 칩 수출 허가를 조건부로 연장해준 것도 이 맥락입니다. 중국은 희토류 목줄을 쥐고 있고, 미국은 엔비디아 GPU로 대표되는 AI 반도체(AI Semiconductor) 목줄을 쥐고 있습니다. AI 반도체란 딥러닝 연산에 특화된 고성능 칩으로, 엔비디아의 H100 같은 제품이 대표적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이 상황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원자재와 반도체가 이렇게 정교하게 연결된 패권 게임이라는 걸 그때서야 실감했습니다.
탈중국 공급망 재편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호주의 Arafura Rare Earths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 생산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고, 그린란드 희토류 프로젝트에서도 장기 공급 계약이 체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모하비 사막 인근 마운틴 패스 광산을 보유한 MP Materials를 통해 자국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국방부가 구매 단가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민간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출처: IEA Critical Minerals Market Review 2024에 따르면, 희토류 수요는 2040년까지 현재 대비 최대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왜 지금 희토류가 이토록 중요해진 걸까요? 제가 생각하는 핵심은 AI가 만들어낸 물리적 세계의 변화입니다. 20세기에는 자동차, 선박, 항공기가 모두 석유를 연료로 썼습니다. 그래서 산유국이 패권을 쥐었습니다. 21세기에는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이 그 자리를 대체합니다. 그리고 전기 모터가 돌아가려면 반드시 고성능 영구자석이 필요하고, 그 자석의 핵심이 바로 희토류입니다.
특히 네오디뮴(Neodymium)과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은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자석 중 점유율이 가장 높습니다. 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은 소형 고출력 모터의 표준 소재로, 같은 크기의 일반 자석보다 훨씬 강한 자력을 냅니다. 전기차 구동 모터,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 액추에이터, 군용 드론의 추진 시스템에 이 자석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디스프로슘(Dysprosium)을 첨가하면 고온에서도 자성이 유지됩니다. 디스프로슘이란 희토류 원소 중 하나로, 전기 모터가 고온 환경에서도 성능을 잃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센서와 통신 부품에도 희토류가 들어갑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라이다(LiDAR) 시스템에는 유로퓸, 이트륨, 가돌리늄이 사용됩니다. 라이다(LiDAR)란 레이저 펄스로 주변 환경을 3D로 인식하는 센서로, 자율주행차의 눈에 해당합니다. 스텔스 전투기 외피에 발라지는 레이더 흡수 도료에도 희토류가 포함되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 도료 비용이 전투기 전체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분석합니다. AI 연산 장치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세륨 산화물이 CMP 슬러리(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 Slurry, 반도체 표면을 미세하게 연마하는 공정 소재)로 사용됩니다.
제가 직접 공부하면서 느낀 건, 희토류는 자원 그 자체의 가격보다 어디에 얼마나 들어가느냐의 수요 구조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금은 AI의 물리적 구현이 전체 시장의 10~15% 수준에 불과하지만, 물리적 AI(Physical AI)가 본격화되면 수요 곡선이 가파르게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USGS Rare Earths Statistics and Information에서도 희토류의 전략적 중요성이 매년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희토류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아무 관련 종목이나 사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한때 어떤 산업이 뜬다는 소문만으로 비슷한 이름의 종목들이 테마주로 묶여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패턴을 여러 번 봤습니다. 희토류 투자에서도 똑같은 함정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희토류 투자의 핵심 체크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희토류 투자는 지금 당장 수익을 내는 시장이 아닙니다. 물리적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시장이 크게 열리는 시점이 1~2년 뒤라면, 그 전까지는 포지션을 조금씩 나눠서 쌓아가는 분할 매수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란 특정 산업에서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대 시장 규모를 말하는데, 희토류는 AI 하드웨어 전반과 연결돼 있어 TAM 자체는 매우 크지만 현재 실현된 시장은 아직 작습니다. 이 간극이 바로 리스크이자 기회입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희토류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접근은 "AI 관련이니까 무조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입니다. 실질적인 생산 능력, 계약 현황, 재무 구조를 직접 들여다보지 않으면 테마에 올라탔다가 테마가 꺼질 때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결국 희토류는 20세기 석유가 그랬던 것처럼 시대의 구조가 바뀌면서 전략 물자로 올라선 자원입니다. 투자 아이디어 자체는 탄탄하지만, 실행은 정교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고, 뜨겁다고 무턱대고 따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공급망 재편과 AI 하드웨어 확산 속도를 꾸준히 체크하면서, 검증된 기업에 분산해 발을 조금씩 들여놓는 방식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9tQf5cR5zs&t=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