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닥 순환매 가능성, 실적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이유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그냥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디지털 토큰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발행 구조를 들여다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 개로 처음부터 코드에 박혀 있습니다. 아무도 이걸 바꿀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은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네트워크이기 때문입니다. 탈중앙화란 특정 운영자나 기관 하나가 시스템을 통제하지 않고, 전 세계에 분산된 참여자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전 세계 인터넷을 통째로 없애지 않는 한 멈추거나 없애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노드(Node), 즉 비트코인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컴퓨터가 단 한 대라도 남아 있으면 비트코인은 계속 살아 있습니다. 이 점이 이른바 잡코인이나 알트코인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마이너 코인들은 실질적으로 중앙화된 팀이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가까워서, 결국 그 팀을 믿을 수 있느냐가 투자의 핵심이 됩니다. 블록체인이 해결하려 했던 신뢰 문제를 오히려 그대로 안고 가는 구조인 셈입니다.
비트코인의 발행 계획은 2009년 첫 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이 생성된 순간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제네시스 블록이란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첫 번째 블록으로, 모든 거래 기록의 출발점이 되는 블록을 말합니다. 흥미로운 건 이 첫 블록 안에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라는 텍스트가 담겨 있다는 겁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가가 부실 은행을 세금으로 구제하는 행태를 비판한 메시지로, 비트코인이 왜 만들어졌는지 그 태생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이 새롭게 시장에 공급되는 유일한 방법은 채굴(Mining)입니다. 채굴이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거래 기록을 블록에 담아 검증하는 작업으로, 이 작업을 가장 먼저 완료한 참여자에게 일정량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지급되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블록 하나당 5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습니다.
그런데 21만 블록마다 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규칙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반감기(Halving)입니다. 반감기란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주기적 이벤트로, 비트코인의 신규 공급량이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블록 하나가 생성되는 데 평균 10분이 걸리도록 네트워크가 설계돼 있기 때문에, 21만 블록은 약 4년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반감기가 대략 4년마다 찾아오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반감기 이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채굴자들은 채굴로 받은 비트코인을 팔아 전기세와 장비 비용을 충당합니다. 반감기가 오면 같은 비용을 들여도 받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니, 시장에 새로 풀리는 비트코인의 양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수요는 그대로거나 늘어나는데 공급이 줄면 어떻게 되는지는 굳이 경제학 교수가 아니어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매년 2조 원씩 찍어내던 돈을 갑자기 1조 원씩만 찍겠다고 선언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국제결제은행(BIS) 연구 자료에서도 비트코인의 고정된 공급 스케줄이 인플레이션 헤지(Inflation Hedge)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헤지란 화폐 가치 하락 시 자산 가치를 지키는 방어 전략을 뜻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전 상승장에서 수익을 꽤 봤다가 상당 부분을 다시 반납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느낀 건, 가상자산 시장은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게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주식보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며칠 사이에 30~40%씩 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그만큼 빠지기도 합니다. 욕심이 생기면 그냥 좀 더 들고 있다가 결국 매도 타이밍을 놓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시장 심리를 읽는 데 많이 쓰이는 지표 중 하나가 공포·탐욕 지수(Fear and Greed Index)입니다. 이 지수는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 얼마나 두려움 또는 탐욕 상태에 있는지를 0~100 사이 숫자로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Crypto Fear and Greed Index)를 보면 상승장 막바지에는 이 수치가 거의 극단적 탐욕 구간에 몰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7년도, 2021년도 그랬습니다. 모두가 코인 이야기를 하고, 모임에서 비트코인이 화제가 되기 시작할 때가 사실 슬슬 비중을 줄여야 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반감기 이후 상승장이 이어진다는 역사적 패턴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이 패턴이 앞으로도 반드시 반복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에는 금리, 규제 정책,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 같은 변수가 항상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4년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것은 이전 반감기와 달라진 결정적 환경 변화입니다. 기관 자금이 ETF를 통해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점에서 수요 측면의 변수가 하나 더 추가된 셈입니다. 그렇다고 낙관만 하면 안 됩니다. 제 경험상 가장 위험한 순간은 항상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확신이 퍼지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결국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공급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가격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보다, 이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시장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은 대개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더 집중하는 편이었습니다. 반감기를 공부의 출발점으로 삼되, 자신만의 매도 기준과 비중 조절 원칙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어떤 전략보다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VS-61j-76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