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닥 순환매 가능성, 실적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이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6%에 육박하고, 30년물은 5.1%를 넘어섰습니다. 여기서 10년물, 30년물이란 각각 만기가 10년, 30년인 미국 정부 발행 채권을 뜻합니다. 만기가 길수록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이 금리가 올라간다는 건 시장이 그만큼 미래를 불안하게 본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제가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이런 숫자들을 거의 안 봤습니다. 개별 종목의 실적 발표나 차트 패턴에만 집중했는데, 그게 얼마나 좁은 시야였는지 이번에 다시 느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지금 시장에서는 연준(Fed,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올해 40%대까지 올라왔다는 점이 특히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FedWatch)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제공하는 도구로, 연준이 향후 회의에서 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시장 참여자들의 확률적 전망을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시장이 연준의 다음 행동을 어떻게 베팅하고 있는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현재 이 도구에서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베팅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금리 방향에도 영향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자금은 결국 금리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이 수준까지 오르면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경고는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 경제 데이터(FRED)에서 확인해 보면, 장기 국채 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납니다. 30년물이 5%를 넘어선 순간 시장 심리가 급격히 바뀌는 건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금리 올라도 내가 좋아하는 기업은 실적 좋으니까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핵심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요구 수익률(Required Rate of Return)입니다. 요구 수익률이란 투자자가 특정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최소한 기대하는 수익률을 뜻합니다. 이 수익률은 시중 금리에 일정한 위험 프리미엄을 더한 값으로 결정됩니다. 문제는 시중 금리가 오르면 이 요구 수익률도 자동으로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주식이 그 높아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자산으로 눈을 돌립니다.
실제로 지금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채권 금리가 낮을 때는 채권을 팔아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합니다. 그런데 채권 금리가 5%를 넘어서면 어떻게 될까요? 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을 들고 갈 이유가 줄어듭니다. 특히 헤지펀드(Hedge Fund)처럼 레버리지(Leverage, 차입을 통한 투자 규모 확대)를 일으켜 수익을 크게 낸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정리하고 채권으로 옮기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더군다나 지금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오버밸류(Overvalue), 즉 내재가치 대비 과도하게 고평가된 상태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채권이 안전하면서도 꽤 괜찮은 수익을 준다면,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건 당연한 흐름입니다. 대체재(Substitute Asset)가 생긴 겁니다. 대체재란 기존 자산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투자 수단을 뜻합니다. 제 경험상 이 대체재 효과는 개인보다 기관 투자자에게서 훨씬 빠르게,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아래는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로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 네 가지 경로가 동시에 작동하는 지금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버티기 어려운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제가 직접 시장을 지켜보면서 가장 선명하게 느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럴 때일수록 "그럼 뭘 사야 하지?"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반도체 다음에는 뭐가 오를까, 로봇 다음에는 어디를 봐야 할까, 끊임없이 틈새를 찾으려 했는데, 지금 같은 약세 구간에서 그런 시도는 오히려 매매를 꼬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뼈아픈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주도주를 팔고 비주도주를 샀다가 물려버린 상황입니다. 주도주가 다시 올라가는데 물린 종목을 손절하고 따라붙자니 심리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결국 상승분을 놓치고 손실만 확정하는 최악의 패턴이 생깁니다. 강세장에서야 빠르게 눈을 굴리는 전략이 먹힐 수 있지만,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그렇다면 AI 관련 주도주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금리 상승이 AI 투자 사이클 자체를 꺾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그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는 단기 금리 변동보다 훨씬 긴 시간축 위에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전력 인프라와 AI 사이클은 금리가 좀 올라도 멈출 만한 성격이 아닙니다. 다만 시장이 이 상황에 적응하는 시간, 즉 변동성 구간은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결국 지금 가장 현명한 전략은 현금 비중을 높여두는 것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도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포트폴리오 내 유동성(현금성 자산) 비중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금은 손실이 없습니다. 기회비용이 있다는 말도 맞지만, 500만 원이 450만 원이 된 뒤에 좋은 종목을 사는 것과, 500만 원 그대로 들고 있다가 주도주가 싸질 때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제 경험상 이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결과를 갈랐습니다.
금리 하나가 채권, 주식, 환율, 심리를 동시에 움직인다는 걸 이번에 몸으로 배웠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필요한 건 새로운 종목을 찾는 것보다, 내가 들고 있는 자산을 지키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자세입니다. 주도주가 흔들릴 때 오히려 그 흔들림을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는 여유, 그 여유는 결국 현금이 만들어줍니다. 금리 흐름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이 안정되는 구간에서 주도주 중심으로 차분히 접근하는 전략이 지금 가장 유효해 보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s2PU2QzLq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