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닥 순환매 가능성, 실적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이유
일반적으로 원전은 위험하고 시대에 뒤처진 에너지원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요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365일 전력이 끊기면 안 됩니다. 태양광은 낮에만 발전이 가능하고, 풍력은 바람이 없으면 멈춥니다. 결국 안정적이면서 탄소 배출도 없는 전원(電源)으로 원전만 한 게 없다는 결론에 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도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사고로 중단됐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의 재가동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정부는 2050년까지 신규 원전 300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탈원전의 상징이었던 독일마저 방향을 틀었고,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들도 원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전력공사(Eskom)도 대형 원전과 SMR을 포함한 신규 원전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출처: IAEA). 원전 확대가 특정 국가의 이야기가 아닌, 글로벌 흐름임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여기서 핵심 전문 용어 하나. SMR(Small Modular Reactor)이란 소형 모듈 원자로를 뜻합니다. 기존 대형 원전과 달리 소형화·표준화된 설계로 공장에서 부품을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건설 기간이 짧고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데이터센터 옆에 바로 붙여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상용화는 빨라야 2030년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원전주라고 하면 대부분 두산에너빌리티를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주가 흐름을 추적해보니, 바닥 대비 10배 가까이 오른 지금 신규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PER(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100배를 넘는다는 건 지금 버는 돈 대비 주가가 엄청나게 높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미래 기대감을 이미 한참 선반영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두산에너빌리티를 완전히 내려놓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원전 건설에 들어가는 핵심 설비인 주기기(主機器), 즉 원자로 용기나 증기 발생기 같은 핵심 기자재를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수준으로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해도 만들어줄 곳이 마땅치 않으면 원전을 지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거기다 가스 터빈 분야에서도 GE, 지멘스, 미쓰비시에 이어 글로벌 4위권으로 꼽히며, AI 데이터센터용 LNG 발전소 수주까지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반면 제가 요즘 더 눈여겨보는 곳은 한국전력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발전 원가는 높아지는데 전기요금은 정부 통제로 올리지 못하는 구조라 주가가 철저히 소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가 바로 한국전력입니다. 체코 원전 수주를 따낸 팀 코리아의 핵심이 한수원이고, 베트남 원전 수주도 기대를 받는 상황에서 이 모회사의 주가가 혼자 왕따를 당하는 게 오히려 투자 관점에서는 부담이 없어 보였습니다.
한전 그룹주를 점검할 때 제가 눈여겨보는 체크리스트는 이렇습니다.
노내계측기란 핵분열 과정에서 반응 속도와 출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원전 한 기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주기적으로 교체도 해야 합니다. 정부 허가 없이 수출도 못 하는 국가 보안 품목이라는 점에서, 우진은 사실상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원전 업황이 좋을 때 독점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원전주 투자에서 제가 경험상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 섹터는 뉴스 보고 쫓아가는 순간 이미 늦다는 겁니다. 실적이 실제로 나오려면 수주 이후 10년이 걸립니다. 원전 하나를 짓는 데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주가에는 실적이 아니라 기대감이 반영돼 있고, 기대감이 흔들리면 주가도 같이 흔들립니다.
밸류에이션(Valuation)이란 기업의 적정 주가를 추정하는 작업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처럼 PER 100배가 넘는다면 현재 실적 기준으로는 비싸다는 얘기지만, 독점적 지위와 미래 수주 파이프라인을 감안하면 프리미엄이 붙는 게 논리적으로 납득이 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 들어가면 조정 구간에서 버티기가 어렵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고평가 종목은 고점 대비 20% 내외로 조정받는 구간이 반드시 나왔습니다. 그 타이밍을 기다리는 게 현실적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원전 협력도 중요한 모멘텀입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APR-1400 건설을 요청하거나 승인해줄 경우, 그건 단순한 수주가 아니라 글로벌 수주 경쟁력 인증서가 됩니다. APR-1400이란 한국형 원전 표준 설계로, 기존 미국의 AP1000보다 출력을 높인 차세대 모델입니다. 이 승인이 나오는 순간 관련 중소형주 전체가 한 번에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준비 중인 재료입니다. 미국 에너지부(DOE)도 원전 확대 정책을 공식화하고 있어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출처: 미국 에너지부 DOE).
AI 혁명이 시작된 지 약 3년 반이 지났습니다. 과거 IT 혁명이나 클라우드 혁명이 각각 5년 전후의 상승 사이클을 보여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전이라는 에너지 인프라도 이 사이클 안에서 함께 성장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다만 비판적으로 보면, 기대감이 실적으로 현실화되는 시점까지는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은 항상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정리하면, 원전주는 업황 자체는 여전히 좋지만 이미 많이 오른 대형주에 지금 당장 신규 진입하는 건 부담스럽습니다. 저라면 조정 구간을 기다리거나, 아직 소외된 한전 그룹주와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를 먼저 살펴볼 것 같습니다. 수주 발표나 미국 원전 승인 같은 모멘텀이 터질 때 쫓아가기보다, 그 전에 미리 포지션을 잡는 게 이 섹터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ys5uwoo2og